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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각종 추천 or *.*/영화

[기생충] 기생충 다시보기,

by doubly 2020. 2. 13.

봉준호 감독이 영국 아카데미에 이어 미국 아카데미, 오스카에서 국제영화상, 작품상, 각본상, 감독상을 받았다.

아카데미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엄청난 일인듯하다.

한국 각종 언론에서는 속보로, 유툽에서는 많은 동영상들로 소식을 전했다.

나도 영상을 접해 보았는데, 많은 미국인들, 세계인들 앞에서 봉준호, parasite가 호명되는 것이 신기했다.

봉준호감독 소감도 인상적이었는데 짧지만, 의미있는 말들이었다.

마틴스콜세지에 대한 존경을 표현한 소감, 개인적인것이 가장 창의적인것이다.

한국을 대표하여 쓰진 않았지만, 이건 한국에서 처음 받은 상이다.

집에서는 글을 못쓴다. 조용한 카페만 찾아다니는데 그 카페 사장님들께 감사하다. 다시가면 문닫고 없더라.

조금한 나라, 한국에서 얻은 멋진 쾌거인듯하다.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자신이 만든 이야기가, 영화가 전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인정받았음에.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영화를 만들때 보고나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나는 그런 영화를 만들고싶었단다.

한국 영화의 컨벤션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만들었다는 봉준호.

그렇듯이 영화는 코미디인듯, 스릴러인듯, 사회메세지를 담는듯 그 3가지 영역을 조화롭지만 분명하게 넘나든다.

웃기지만, 무슨일이 벌어질지 예측되지 않고, 벌어진 일들에 놀라고, 그리고 집으로 돌아갈땐 영화를 곱씹어보며 찝찝하다.

 

나는 개봉당시 영화관에서 봤는데, 이번 아카데미를 계기로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다시 구매하여 한번 더 보았다.

다시 보면서 또 느낀점이 몇가지 있는데,

하나는 조여정이 캐릭터를 정말 잘 살렸다는 것이다. 조여정이 정말 연기를 잘했다.

부자고, 구김살 없고, 멍청한 건 아닌데, 심플한 사모. 조여정을 중심으로 송강호가족들이 조여정 집으로 들어오기때문에 

조여정 역할이 흔들렸으면 기생충 전체 영화에 몰입이 되지 않았을 것 같다.

 

두번째는 누군가에게는 억수로 내리는 비 온 다음날이 지하방에 물이 새고, 변기가 터져, 집 잃고 체육관에 모여 자는 날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미세먼지가 걷혀 쾌적한 공기에 생일파티를 열 수 있는 날이 된다는 것. 그런 설정이 또 한번 오만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자본주의 사회, 자유주의 사회니까 더 많이 가진 사람과 덜 가진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그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듯하다.

누군가는 나는 얼마인지도 모르겠는 큰 돈이 있고, 누군가는 돈이 없어 어린 아이들까지 데리고 세상을 뜬다.

돈이 행복을 만들어주진 않지만, 돈이 없으면 비참해지는 세상이다.

봉준호 감독이 어느 인터뷰에서 한 말대로 자본주의의 심장같은 미국에서 기생충이 사랑받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듯하다.

 

세번째는 송강호 가족이 어려운 처지에도 참 끈끈하다는 생각이 든다. 송강호 가족이 어쩌다 그렇게 백수가족, 가난한 가족이 되었는지 자세히는 나오지 않지만 이것저것 가게도 차려봤던 듯 한데, 몇번의 실패로 고정 수입 없이 지하방 사는 처지가 된 듯하다. 그런데 그 가족 참 끈끈하다. 특히 장남 최우식은 무능해진 아버지에게도 늘 예의바르고, 착하다. 송강호는 참 긍정적이라고 해야하나...?! 

 

네번째는 계획을 세우면 결국 계획대로 잘 되지 않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지 않아 실패할 일이 없게 만든 다는 아버지, 송강호. 그도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을 것이다. 그는 계속된 실패를 계획한적이 없었을터. 그럼에도 여러차례 가게와 시도들이 실패했으니까.

그럼에도 아들은 계획을 세우며 영화를 마친다. 어쩌면 아들은 다른 삶을 살게 될지도, 아니면 계획을 세웠으니 계획대로 돌아가지 않으려나.

 

다섯번째는 지하 벙커에 있던 인물이 피묻힌 얼굴로 지상으로 나올때 모습이 매우 섬뜩하다는 것인데. 아내가 그렇게 죽임을 당하자, 획가닥 돌아버린 것 같은 그 남자가 너무 섬뜩하다. 실제로 봉준호는 이 역할 캐스팅을 가장 고심하여 했다고 한다. 비밀리에 감춰져 있는 역할이기에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으면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줄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애썼다고. 아주 성공적인 캐스팅이었다.

 

자신이 쓴 이야기를 완벽하게 옮겨주는 배우들의 공에 대해 봉준호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살펴보니 역할 하나하나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가 있었기에 지금의 기생충이 탄생한것이 아닌가 싶다.

 

잠깐 '괴물'이란 영화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처음으로 본 봉준호 감독의 영화인데.

그 이후로 나는 한국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괴물이었다. 늘 아름답기만 한 서울, 한강에 나타난 괴물.

심장이 조마조마하게 잘 만들어졌고, 배두나, 박해일 캐릭터도 기억에 남는다. 누가 한강을 보며 그런 스토리를 만들어낼수있었을까. 이런생각을 했던 거 같다. 특히 송강호가 괴물에게서 딸을 잃고, 꼬맹이를 구출해서 함께 살게 되는데, 딸을 회상하는 씬은 아닌데 딸이랑 꼬맹이랑 다 같이 자연스럽게 밥먹는 장면이 나온다. 현재와 과거가 섞인 그런 연출들이 아름다우면서도 가슴찡하게 느겨졌었다. 회상하는 씬은 아닌데, 귀신이 온 것도 아니고, 딸이 정말 돌아온 것 도 아니고, 그냥 일상처럼 식구들끼리 모두 함께 밥먹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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